봄비가 내렸다.
봄비가
겨울 동안 얼고 황폐해진 땅을
따스하게 감싸듯 내리고
봄비는 봄의 전령사인 꽃들에게는
부드럽고 사랑스러움을 전하고 있다.
봄이 오면 “春風은 女心을 흔들고”
라는 글월을 항상 보면서
왜 봄은 여성들만의 것인 양 이렇게
야단일까!
남성에게는
춘곤증이라는 부질없는 명사로
대치되는 이유가 항상 봄이 오면
이것이 불만스럽다.
나도 봄이 오면 내 마음에 흔들림이
오는 것은 말할 것도 없는데 말이다.
그런데 어제는
이 봄비가 모든 일에 싫증난 사람이
투정을 부리듯 여름철에 내리는 비처럼
왔다.
봄비도
나의 고통을 씻어 버릴 양 내린 것이
아닐까?
부질없는 나의 바램이 아닐는지!
봄은 이 丁亥年의 출발점이 아닌가!
우리들은 모든 행사 전 즐거운 음악으로
시작되는 광경을 보고 알고 있지 않은가!
그런데
수년 동안 나는 이 봄을 항상 오고 가는
한 계절로만 생각을 해오면서 지나온 것
같다.
세네카의“인간은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고
불평을 하면서도 마치 시간이 무한정 있는
것처럼 행동한다.”는 글을 읽으면서
나 자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.
어찌 글을 쓰다 보니 나의 참회록이 되어
버린 기분이다.
나는 이번 봄에는
멘델스존의 음악처럼 경쾌하게 예쁘게 핀
꽃들 같이 우아하고 밝은 얼굴로 웃음을
나누어 주고 잠깐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
가지면서 내 자신이 대견하고 뿌듯할 때도
있었고 더러는 왜 좀 더 잘하지 못했을까,
반성하고 후회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.
“자신을 징계하여 후손들에게 교훈을 남긴다.”
는 詩經의 말씀대로 봄을 뜻있게 보내기 위해
시간을 금과 같이 아끼라는 뜻의 惜時如金을
마음에 새기면서 덧붙어 올해의 봄은 다시
오지를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말이다.
2007년 3월 30일
恩中 박칠성 (퍼온글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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